이전 피드에서 핀쿠션을 보여드리고 나니 문득 시침핀에 대해 이야기해 드리고 싶어 졌어요.ㅎㅎ 일반 침핀과 실크 시침핀의 차이점을 아세요? 둘의 차이점에 대해서 알아보고 왜 문구용을 시침용으로 사용하면 안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드려 볼께요. 방대한 시침핀 시장의 모든 종류는 보여드릴 수 없지만 모요네가 사용하는 시침핀 위주로 몇 종류도 보여드리며 용도가 어떻게 다른지도 알려드릴께요~
▣ 문구용 일반 침핀과 봉재용 실크 시침핀의 차이점
예전 공방에 오시던 초급 수강생님께서 댁에서 뭘 만드신다고 원단에 핀을 꽂아오신 적이 있었는데 그때 문구용 침핀으로 꽂아서 오셨더라구요. 문구용은 재봉용 시침핀에 비해 짧고 굵거든요. 상대적으로 끝이 무디니 원단에 꽂으실 때 자칫 올이 나갈 수도 있구요. 굵다 보니 빵꾸자리가 날 수도... 순간 깜짝 놀랐지만 안 그런 척하며 공방 핀으로 바꿔 꽂아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ㅎ
※ 침핀 (針pin) [명사] 대가리가 작고 촉이 길어 침 모양으로 생긴 핀. 종이나 헝겊 따위를 고정하는 데 쓴다. [출처-네이버어학사전]
이런거 보셨죠? 바느질 안 하시는 분들도 이런 침핀은 다 아실 거예요. 문구점에서 팔거든요. (근데 사전인데... 대가리라니... 뭔가 어감이 어색하고 웃픈데... ㅋㅋㅋ) 암튼 사전적으로 설명된 뾰족한 형태의 것들을 우리는 침핀이라고 부릅니다. 시침핀도 종종 침핀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틀린 말은 아니니깐요~
※ 실크 핀 (silk pin) [공예 ] 섬세한 천의 재봉에 사용하는, 핀 머리가 있는 매우 가늘고 곧은 핀. 주로 실크 소재를 다룰 때 많이 사용한다. [출처-네이버어학사전]
하지만 우리가 공방에서 주로 사용하며 원단에 꽂아주는 용도의 핀들은 시침핀이라고 부르며 다른 말로 실크핀이라고도 합니다. 문구용 침핀에 비하면 길이가 조금 더 길고 두께도 가늘게 생겼습니다. 일단 위에서 언급했던 내용을 미루어보면 원단의 올에 최대한 자극이 없게 꽂기 위해서라도 핀의 가는 두께는 어찌 보면 당연한 거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면 재봉기의 건강한 사용을 위한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 문구용 침핀은 재봉용 시침핀으로 사용하시면 안되요.
기본땀으로 박음질을 하고 한땀 사이에 시침핀을 찔러 넣어봤어요. 잘 보이시라고 사진을 엄청 확대했더니~~ 느낌이 뭔가 무시무시한데요~~ ㅎㅎㅎ 암튼 주황색 점처럼 보이는 것이 밑실이구요. 주황색 점과 점 사이를 한땀이라고 부릅니다. 가정용미싱은 공업용미싱보다 기본땀 길이가 짧은 편입니다. 가정용미싱 기본땀으로 박은 위 사진에서도 알아보실 수 있으시겠지만 시침핀의 굵기가 바늘 한땀보다 훨씬 작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박음질을 할 때 시침핀의 방향이 삐뚜룸하게 꽂힐 수도 있겠고 위치도 항상 바늘땀 정가운데일 수가 없기에 윗쪽으로 붙을수도 아랫쪽으로 붙을 수도 있겠죠. 그래서 그 여유분이 클수록 바늘이 원단에 박아질 때 혹시 모를 사고 경우의 수가 적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시침핀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굵기가 가늘기 때문에 어떤 충격이 가해져도 휘어지면서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가 있다는 거죠. 문구용은 두께가 두껍고 단단하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한땀사이 여유분도 부족하고 타고넘어가야 하는 경우 잘 휘어지지도 않아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충격이 미싱에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최악의 경우 파손이 될 수 있어요... ㅠㅠ 이런 이유들로 문구용 침핀을 재봉용으로 사용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 가정용재봉기에서는 박음질할 때 시침핀을 타고 넘어가지 마세요.
저야 가정용미싱으로 주로 수업을 하다 보니 수강생님들의 안전을 위하여 박음질할 때 시침핀을 타고 넘어가지 않도록 지도해 드리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저 스스로도 타고 넘어가는 이런 습관을 갖고 있지는 않은 편이지만 사실 공업용미싱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드르륵~ 시침핀을 타고 넘어가시는 분들도 많아요. 공업용미싱은 힘도 세고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핀을 타고 넘어가며 박음질을 한다고 작품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편인 거 같아요. 물론 이런 경우 시침핀은 제법 많이 휘어집니다~~ ㅎㅎ 그렇다고 완전무결하게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니 늘 주의를 하셔야 해요.
가정용미싱에서 핀을 타고 넘어갈 경우 대표적인 예로 핀이 꽂힌 자리의 바늘땀이 모양이 틀어진다거나 밑실이 엉킬 수도 있구요. 속도를 낼 경우 재봉바늘이 부러질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정말 놀라시거든요. 종종 재봉바늘이 북집을 건드리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본인이 해결을 못하셔서 A/S 보내셔야 할 수도 있어요. 어젠가 싱거에 올라온 공지를 보니 올해 A/S비용이 인상이 되었던데... 본인 미싱이랑 오래오래 꽁냥꽁냥 즐봉하시려면 부디 이 습관은 참아주세요~~ ㅎㅎ
▣ 시침핀의 종류와 그에 따른 용도설명
아이궁~~ 사용 중인 시침핀을 꺼내서 보여드리자니 이게 죄다 휘어서 ㅋㅋㅋㅋ 미싱을 하다 보면 휘어지는 건 일상이라 그냥 이러고 씁니다 ㅎㅎㅎ 실크핀은 용도나 취향에 따라 헤드 부분의 장식이나 마감이 매우 다양합니다. 제가 그렇게 배워서인지는 몰라도 저는 공방수업에서 홍핀이라 불리는 빨간머리 실크핀을 사용합니다. 사진 왼쪽에서 첫 번째 핀이 홍핀이에요. 헤드가 빨간색이어서 어두운 원단에서도 밝은 색 원단에서도 그럭저럭 잘 보이는 것 같습니다. 가시성이 어느 정도 높은 편이랄까요? 이 홍핀은 구슬도 아니고 헤드에 페인트종류를 발라놓은 느낌인데 약간 물방울 모양 같기도 합니다. 재봉시침핀은 워낙 잘 휘어지기 때문에 국산 대용량으로 많이 유통이 돼요.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불량률도 감안하셔야 합니다. 새로 개봉하고 첫 사용부터 원단에 떡 걸리는 느낌의 핀이 있을 수도 있어요. 가성비로 쓰는 거니 슬쩍 솎아내는 기분으로 사용해 주시면 맘 편 합니다.
왼쪽에서 두 번째는 보통 그냥 실크 시침핀이라고 하는데 침핀 모양이기는 한데 헤드가 거의 안보입니다. 이 핀은 봉재를 할 때는 사용 안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펄럭거리며 작업하다 보면 핀 위치를 못 찾아서 헤매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이 핀은 봉재보다는 마네킹에 직접 원단을 올려 입체패턴을 뜰 때 주로 사용합니다. 드레이핑이나 입체가봉을 할 때 거의 박음질 같은 느낌으로 핀작업이 돼야 하는데 헤드가 있는 핀들은 작업에 방해가 될 수 있거든요. 옆 사진 보시면 어깨, 프린세스라인, 옆선, 허리 모두 실크 시침핀으로 고정한 건데 얼핏 봐서는 핀작업한 줄 잘 모르시겠죠. ㅎㅎ
요런 거 보신 적 있죠? 요렇게 예쁘게도 나오고 통에 들어있는 것도 있어요. 진주핀이라고 한답니다. 요 핀은 헤드도 잘 보이고 다 좋은데 헤드가 좀 큰 편이라 재봉을 할 때에 약간 들뜰 수 있어서 오차가 잘 생겨요. 아무래도 이렇게 헤드가 크고 높이가 생기는 핀들은 손바느질 용으로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요런 식으로 소량 포장이 되어있는 일제 시침핀들은 꽤 질이 좋은 편입니다. 단 가격이 좀 높은 편이죠. 퀼트나 자수 등 손바느질하시는 분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재봉용으로 사용하셔도 좋긴 한데... 비싸니깐~~ ㅋㅋㅋ
일명 낙엽핀이라고 해요. 일반 시침핀보다 길이가 길어서 처음 사용할 때 찔리는 게 아니라 손을 많이 긁혔던 기억의 핀... 피도 본 적 있을 만큼 예리하니 사용에 주의를 해주셔야 해요. ㅠㅠ 제가 이 핀을 처음 쓰게 된 건 머신퀼트 배우면서 퀼팅 할 때 솜이랑 원단을 한 번에 잡아야 하는데 두께 때문에 일반 시침핀으로는 짧아서 잘 안될 때가 있었거든요. 옷핀으로도 하지만 좀 작은 아이템은 요 핀을 잘 썼던 거 같아요. 헤드가 납작해서 들뜨지 않아 미싱으로 퀼팅 할 때 유용했답니다. 여리여리한 느낌에 아주 소중했던 기억이 ㅋㅋㅋ
이 외에도 폴리머클레이나 구슬 장식 등을 이용하여 소장용으로 소량씩 판매를 하는 작가님들의 시침핀들도 있어요. 너무 예쁘더라구요. 이런 핀들은 당연히 손바느질용으로 사용해야겠지요? ㅎㅎ 검색하다 보면 헤드가 너무 예쁜 시침핀도 꽤 많으니 구경해 보시면 은근 재미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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