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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봉기이야기

나 소잉 처음 초보자인데 재봉기 뭐사요?

by 모요네 2023.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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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쓰는 미싱이라고 하는 말...
요게 영어 머신 (machine)의 일본식 발음인 거 알고 계셨나요?
식민지 잔재 머시기 뭐 그런 말들이 있어서 사용에 주의를 하려고 하기는 하나 암만해도 어릴 적부터 들어오던 말이라 그런지 재봉틀이나 재봉기 아니면 정확하게 소잉머신(sewing machine)... 입에 잘 안 붙어요. 어쩌죠? ㅎㅎ 그래도 요기에 올리는 건 문어체로 착하게 재봉기라고 써 봅니다!!

 

싱거는 1851년 역사적으로 재봉기를 상용화하여 대량판매를 시작한 세계최초의 재봉기 기업입니다.

 

 

 

 

재봉기는 일반적으로 크게 가정용, 준공업용, 공업용으로 나뉩니다. 가정용은 사이즈가 컴팩트하여 이동이 쉽고 사용과 보관이 용이합니다. 공업용은 모타가 튼튼하여 고속으로 대량작업이나 두꺼운 직물 박음도 용이합니다만 무게가 무거워 이동이 어렵고 외관이 공장 같은 느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준공업용은 가정용과 공업용의 장점만 모아 모아 만든 기종으로 볼 수 있는데 두 기종의 중간정도의 마력(RPM)으로 가정용보다는 속도나 파워가 뛰어나고 가정용처럼 이동보관이 편리합니다. 

 

오늘은 초급자용 재봉기 설명이니 가정용 기준으로 알려드릴꺼에요.

 

가정용 싱거 7640 준공업용 싱거 6805C 공업용 브라더 DBE-B737

 

 

재봉기에 입문하기 위해 기기부터 장만해야 하나요?

한참 핸드메이드나 소잉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시면 재봉기부터 눈에 들어오죠. 아무래도 장비를 갖추고 시작하면 뭔가

빨리 만들어 낼 수 있고 지인들에게 선물도 하고 자랑도 하고 막 그럴 것 같잖아요? 그런데 이게 막상 딱 시작하고 나면 익숙해지기 시작할 때까지는 어느 정도까지 기계랑 싸우셔야 한다는 거!! ㅎㅎ 무슨 말씀을 드리는지 이해하시죠? 막상 시작하고 나면 실부터 걸어야 하는데 이게 손바느질처럼 바늘귀에만 실을 걸어준다고 바느질이 막 되지는 않거든요?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특히나 개중에 기계랑 빨리 친해지지 못하시는 분들은 머리 지진날 정도로 실 거는 것이 복잡하다고 느끼시는 게 보통이에요. 실만 걸면 되나요? 박음질은 생각보다 어렵고 원단은 왜 이렇게 밀리고... 와아~ 어느 세월에~~~ 처음 재봉기 만나기 전 꿈꾸던 찬란했던 나의 그림들은 멀리멀리 저 멀리로 날아가 버리는 기분을 처참히 느끼며 시작하는 것이 현실이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도 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는 이 싸움을 잘 넘기시면 그럭저럭 즐기며 소잉을 하실 수 있지만 그 와중에 지쳐버리시면 괜히 이어가지도 못할 취미로 장비만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되고 피 같은 내 돈만 날리는 게 되니 참 안타까울 수밖에 없잖아요.

 

 

가정용 재봉기의 스티치 기능을 이용하여 장식을 해보세요

 

 

그래서 저는 재봉기는 어느 정도 사용을 해보시고 구매하시는 것을 권해드리는 편이에요. 재봉기가 없는데 어떻게 사용해보고 구매를 하죠? 매장에서 짧게 밟아보는 그런 거 말고요. 쉬운 작품도 한두 개 만들어 보며 기계와 잘 맞는지 나와의 합을 맞춰보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가까운 소잉공방에 방문하셔서 기초수업 정도는 들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공방에는 수업용 재봉기가 비치되어 있으니 충분히 사용해 보신 후 구매를 결정하셔도 좋지요.

 

실제로 공방 수업 중 기초수강생님들의 추이를 살펴보면 상담 시부터 "저는 재봉을 배워서 사업을 하고 싶어요" 하는 식으로 의욕 넘치게 파이팅 하며 오시는 분들이 오히려 기초수업 끝까지 못 가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그만큼 재봉에 익숙해지고 퀄리티 있게 작품을 하는 데까지 제법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될 것을 시작하고 나서야 깨달으시는 거죠. 일단 기초수업을 들으시면서 "내가 재봉을 하니 조금 어려운 것 같아도 즐겁구나"라는 생각이 드셨다면  그 순간이 비로소 재봉기를 구매하실 타이밍이구나!!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자수미싱기 싱거 푸트라XL-580을 이용하여 커트지를 만들었어요.

 

 

초보자는 어떤 재봉기를 사야 하나요?

정답! 좋은 재봉기를 사야 합니다. ㅎㅎㅎ 이 사람이 장난하나 싶으신가요. 사실 재봉기는 좋고 나쁨을 논하기가 좀 적당하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예산에 맞추시는 거예요. 개인적인 견해로는 여유가 되신다면 50~100만원 사이의 재봉기를 권해드립니다. 이 정도 라인이 취미용으로 가장 스트레스 없이 무난하게 사용하실 수 있어요. 물론 더 저렴한 제품도 있고 더 고가의 제품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건 보통 일반적인 것을 말씀드리는 것이구요. 본인이 주로 어떤 작업을 하게 될지 생각해 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래도 작품은 어렵고 가끔 바지 밑단이나 줄이고 간단한 수선정도만 하게 될 것 같다 하시면 조금 예산을 작게 잡으셔도 좋을 것 같구요. 작품을 종종 즐기실 것 같다 하시면 조금 더 투자를 하시면 좋겠구요, 사업적으로 접근하게 될 듯싶다 하시면 당연히 가격이 높아도 힘 있는 재봉기를 들이셔야겠지요. 이 부분은 가격대에 맞춰 모타힘이 달라지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브랜드가 좋냐고 문의하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재봉기는 요즘 기술력들이 어느 정도 다들 최고치로 올라와 있어서 어느 브랜드가 좋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제가 모든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해 본 것도 아니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싱거가 모타힘이 좋다고 생각하기에 싱거를 고수하고 있습니다만 브랜드는 각자 선호하시는 제품을 선택하시면 될 듯싶어요. 다만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선택하시는 것이 A/S 받으시기에 수월하시다는 것!.

 

 

모요네 공방에서는 SINGER(싱거) 재봉기를 수업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저런 자료 찾아보시며 비교하시다가 보면 자꾸자꾸 고급미싱에 눈길이 가지요. 편리하고 기능 많고 사용감이 완전 좋은 재봉기는 당연히 가격이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위에 언급했듯이 좀 더 다양하고 많은 일을 스트레스 없이 하기에는 고급형 재봉기를 사시는 것은 미래투자가 될 수 있겠습니다만 아직 불투명한 미래를 위해 예산을 마냥 크게 잡을 수는 없겠지요. 현재 내 자금력에 맞게 예산을 정해주세요. 위에 추천드리는 가격대를 잠시 언급해 드렸죠? 그 가격 전 후로 많이 차이 나지 않는 기종을 선택하신다면 후회 없이 오래 사용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나만의 감성을 담아 소잉 작품을 만들어 봐요

 

 

수동형인지 자동형인지 확인하세요. 모든 재봉기는 동력을 이용하기에 전원버튼을 켜 줘야 작동을 합니다만 그 이외의 작동셋팅법에 따라 수동재봉기와 자동재봉기로 나뉩니다. 수동재봉기는 아날로그로 다이얼을 돌려 직접 원하는 셋팅을 해주시는 방식이구요. 자동재봉기는 버튼식으로 컴퓨터처럼 전자셋팅이 되어 있는 방식입니다. 수동형은 아무래도 부드럽게 박음질되도록 셋팅되어 있지 않고 사람이 일일이 케어해줘야 하는 부분들이 많다 보니 사용감이 조금 와일드할 수도 있습니다. 자동형은 일부 그렇지 않은 기종도 있을 수 있지만 많은 기종이 속도제어나 자동으로 셋팅이 맞춰있는 부분들이 많아 사용감이 좀 더 부드럽고 편안할 수 있습니다. 보통 수동형은 자동형에 비해 단가가 낮은 편입니다. 업체에서 초보자용이라고 판매를 하는 기종들은 대부분 저가형의 수동재봉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수동형이라고 무조건 질이 떨어지는 재봉기라 할 수는 없습니다만 지나치게 가격이 낮은 재봉기는 모타힘이 딸려 조금만 두꺼워져도 박음이 어려울 수 있으니 지나친 저가형은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수동형 싱거 3342 자동형 싱거 6805C

 

이건 잠깐 사담인데...
출산 후 관절이 약하신 분들이라면 제발 자동형 사세요... ㅠㅠ
제가 관절이 약한 편인데 수동형은 풀리(재봉기 바늘을 올렸다 내렸다 해주는 장치)를 계속 손으로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작업 많이 하면 손목에 무리가 가서 시큰시큰하더라구요... ㅠㅠ

 

 

마지막으로 해외구매대행 제품은 피해 주세요. 해외구매대행 재봉기는 국내에 비하면 꽤나 저렴한 편으로 알고 있습니다. 재봉기가 수입품이잖아요. 국내에 들어오면서 전기안전신고? 뭐 기타 등등 절차가 있다는데 그 비용이 꽤 높은 탓에 국내제품이 가격이 좀 더 고가가 될 수밖에 없다 하더라구요. 가격에 혹해서 냉큼 들이시는 분들 계신데 요거요거 주의하셔야 해요. 전압차이도 있을 수 있구요. 재봉기도 자동차와 비슷하게 복불복인 게 있거든요. 운이 좋으면 좋은 거 잘 받아서 고장 없이 오래 사용 시는 분들도 종종 계시지만 운이 나쁘면 정말 잔고장 많이 날 수도 있거든요. 특히 초급시절에 서투르다 보니 실수로 파손이 되는 경우가 더 많은데 해외구매대행 재봉기는 국내에서 A/S가 되지 않습니다. 외국으로 다시 보내야 되는 경우도 생겨서 왕복배송비에 오고 가고 파손에... 오히려 손해가 더 클 수 있어요. 예전 수강생님들 중에도 간혹 그런 문제 때문에 속 끓이시는 분들 몇 계셨어요. 이런 건 제게 가지고 오셔도 제가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어요...ㅠㅠ 재봉기는 전자제품이잖아요. TV나 핸드폰처럼 뭔가 얌전히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고 작동을 시키고 사람 힘이 가해지고 여러 작업을 하는 제품이다 보니 사용하다 보면 A/S 절대 안 받을 수는 없는 제품군인데 부디 안전하게 국내제품으로 정확한 루트를 통해 구매하시고 맘 편히 안전하게 A/S 누리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재봉기 구매를 고려하고 계신 초급 입문자님들

설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는가요?

수강생님들과 나누던 썰을 글로 풀어내려니

많은 내용이 아닌데도 뭔가 장황~~~ 하네요 ㅎㅎ

좋은 재봉기 구매하셔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즐봉합시다 ^^

 

 

 

 

총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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